2023, 청주시 수곡동





















익숙함으로 채워진 낯선 집
여기 저기 비워진 볼륨과 그림자가 드리워진 깊이 있는 입면, 울타리가 없는 대지 경계 그리고 크고 작은 상가와 마당, 골목길 마냥 들쑥날쑥한 복도와 조형이 된 옥외계단, 층고 높은 공유주방과 널찍한 앞마당이 있는 론드리카페, 하늘이 보이는 공중 체육공간과 창호가 없는 개인 발코니.
이 ‘집’을 채우고 있는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익숙한 풍경들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네 공동주택에서는 낯선 풍경이 됐다. 주택은 실내로 편입 가능한 발코니라는 무기로 실현할 수 있는 최대의 볼륨을 꽉꽉 눌러 담아 철옹성처럼 스스로를 무장했고, 발 딛고 있는 대지는 건축물이 눌러 앉기 위한 차가운 무대가 됐다. 효율성과 경제성, 편리한 유지관리, 안전과 보안이라는 이유로 만들어진 공동주택의 경직된 프로토타입은 지역사회와 단절된 섬 같은 주거조직을 만들었고, 한 지붕 아래 사는 이웃과의 만남은 어색하고 부담스러워졌다.
하지만 생산과 소비의 개인화, 더 강력해진 팬데믹, 지역사회 관계망 소멸이라는 사회의 무거운 담론은 공동주택의 거주성과 연대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건축적 시도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 맥락 속에서 이 집은 계획됐다. 우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발굴하기보다는, 익숙했던 공동주택의 풍경을 끄집어냈다. 지역을 향해 느슨하게 열려 있고, 안으로는 익숙한 풍경들이 단단하게 조직된 집이 되길 바랐다.
‘조금은 다른’ 공공임대주택
공공임대주택은 우리나라 주거복지정책의 핵심자산이다.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시기별로 그 이름과 형식을 달리하며 우리 사회에 공급됐고, 그 결과 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이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의미 있는 결과를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과 집단의 관계, 사적공간과 공적공간의 균형, 라이프스타일의 다양성, 도시와 주거의 경계, 거주성과 창의성에 대한 실험적 시도는 ‘주택의 양적공급’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묵과됐다. 특히, 자가주택에 대한 맹목적 욕망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속화했으며, 2019년 설계를 시작한 이 집 역시 그런 시대적 맥락 속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더 저항적인 자세로 이 프로젝트를 풀어나갔다. 비록 44m2 이하 80세대가 모여 사는 소규모 공동주택이지만 수십 년간 내달려온 공동주택의 관련 제도와 시스템의 관성을 이겨내고 ‘조금은 다른 공공임대주택’을 만들고 싶었다.
프로젝트는 몇 가지 특징적인 설계조건이 있었다. 첫 번째, 이 집의 설계는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이라는 공모시스템 안에서 시작됐다. 두 번째, 이 집은 단지형 공동주택이 아니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 단일필지에 상업시설, 업무시설 그리고 공동주택이 하나의 건축물 안에 계획된 지상 11층 규모, 80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공동주택이다. 세 번째, 이 ‘집’은 4층 이하의 저층 고밀도 주거지역에 공급되면서 주변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덩치를 자랑했다. 이에 우리는 거칠지만 분명한 설계목표를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기존 도시조직과 경관을 배려하고, 복합용도 간 적절한 분리와 영역성을 강화하며, 외부공간의 다양화와 적절한 연계를 통해 커뮤니티와 프라이버시가 긴장감 있게 공존한다. 더 나아가 이 ‘집’은 건강한 도시건축으로서 사회에 공고히 뿌리 박혀 있는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임대주택의 다양한 건축유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발하는 작은 단초가 된다.
도시 맥락에 대한 배려
대지는 앞뒤로 크고 작은 도로와 면해 있는 네모 반듯한 땅이다. 서쪽으로는 청주의 주요 도로망 중 하나인 청남로와 길 건너 청주교육대학교가 있으며, 동쪽으로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 저층 건물군과 길 건너 마을 어린이공원이 맞닿아 있다. 근거리에 고층건물이 없어, 주거시설 (지상 3층)부터 열린 조망이 가능하다. 서향은 자연채광 조건이 좋지 않지만, 전면대로변과 밀도가 낮은 대학교가 길 건너편에 있어 시각적 개방감이 우수하다. 저층 소규모 건축물이 밀집된 주변의 도시 맥락에 대한 대응, 대로변에 면해 있는 건축으로서 고려해야 할 경관적 이슈 그리고 서로 다른 향과 조망 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단위주거와 각종 시설의 쾌적한 배치가 요구됐다. 특히, 불가피하게 커질 수 밖에 없는 이 ‘집’의 물리적 크기로 인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북쪽 인접대지의 주거환경에 대한 배려가 필요했다.
마당에서 시작하는 집
저층부는 ‘마을마당’, ‘마을길’ 그리고 지역편의시설로 구성된다. 지역 주민에게 개방된 마을길은 대지의 전후면도로를 잇는 보행동선이며, 다른 크기와 용도를 가진 4개의 상가 그리고 마을도서관과 긴밀하게 연계된다. 이 집의 중심공간인 마을마당은 상가와 마을도서관으로 위요된 공간구조를 갖지만, 마을길을 통해 주변의 길과 마을로 연결되어 지역 주민의 일상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벤트를 담아낼 수 있다. 거주민은 물론 상가 방문자와 2층 업무시설의 근무자를 유인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나누는 공유공간인 것이다. 모든 단위세대는 ‘마을마당’을 중심으로 각각 남, 동, 서향의 세 개 주거블록이 ‘ㄷ’ 자로 조직되어 있고, 각 블럭은 ‘열린 복도’를 통해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거주민은 도로에서 마당으로, 마당에서 각층의 복도로, 복도에서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마을마당과 공동주택을 잇는 옥외계단과 마을마당으로 개방된 각층의 열린 복도는 입체적으로 교차하면서 주거블록 사이에 보이드 공간을 생성하고, 거주민은 각 층의 복도와 계단을 이용하면서 다양한 시각적 장면을 경험할 수 있다.
마을마당’에서 시작된 공유마당은 계단을 통해 2층의 ‘웰콤마당’과 3층의 ‘열린마당’으로 연속된다. 각각의 마당은 1층 상가와 마을도서관, 2층 업무시설 그리고 3층 주거시설과 연계되면서 그 성격을 달리하고, 연속된 동선으로 마을조직의 입체적 확장을 유도한다. 2층 업무시설과 연계된 웰콤마당은 스탠드형 계단으로 2층의 접지성과 ‘마을마당’의 활용도를 강화한다. 3층 열린마당은 서측 대로변으로 열린 필로티 하부공간으로서, 론드리카페(주민공동시설)와 함께 거주민의 일상과 휴식을 위한 인공 대지가 된다.
개성 넘치는 공유공간, 주민공동시설
이 집의 주민공동시설에는 ‘마을도서관’, ‘론드리카페(공유세탁실)’, ‘공유주방’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프로그램의 성격과 기능에 맞게 서로 다른 위치에 두어, 지역 주민과 거주민의 활발한 이용과 교류를 유도했다. 먼저, 지역 주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마을도서관은 지상 1층에 있다. 마을길, 마을마당과 연계하여 지역주민의 자연스러운 접근과 사용을 유도했으며, 개폐 가능한 벽체로 외부까지 자유롭게 공간을 확장해 사용하도록 했다. 론드리카페와 공유주방은 거주민을 위한 공유공간이다. 지상 3층 론드리카페는 열린마당과 연계 계획하여 쾌적하고 밝은 공간이 되도록 했으며, 지상 7층 공유주방에서는 높은 층고와 열린 조망으로 특별한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각각 3층과 7층에 위치한 두 시설 모두 서측 전면도로변에 배치하여 가로에서 충분히 인지되도록 했으며, 이는 거주민의 활발한 이용에 더해 두 개의 주민공동시설이 이 집의 상징적 공간으로서 지역사회에 읽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열려 있는 계단실과 복도
총 6개 유형으로 계획된 지상 3층에서 11층까지의 단위세대 80호는 들쑥날쑥한 복도와 두 개의 계단실과 엘리베이터을 통해 지면과 닿는다. 두 계단실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다. 옥외 계단은 내부 마당을 향해, 실내 계단은 외부 풍경을 향해 열려있다.
세대 유형의 혼합배치에 따라 깊이가 둘쑥날쑥한 복도는 ‘마을마당’을 중심으로 개방되어 있으며, 그 끝에서는 도시의 풍경으로 열려 있다. 몇몇 층의 복도는 공중 체육공간을 비롯한 다채로운 옥외공간과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주변으로 열린 복도, 계단실을 지나 자신의 집에 다다르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 ‘집’의 전체구조를 한눈에 인지할 수 있으며, 나와 이웃 그리고 주변과 연결되는 공간적, 사회적 경험을 할 수 있다. 공적공간인 도시, 매개공간인 마을마당, 공유공간인 ‘복도’와 ‘계단’, 사적공간인 자신의 ‘집’을 관통하는 하나의 경험의 축이 만들어진다.
(글.양정원)
위치 | 충청북도 청주시 수곡동 |
용도 | 공동주택,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
연면적 | 8,757㎡ |
규모 | 지하 2층, 지상 11층 |
구조 | 철근콘크리트 라멘구조 |
건축사진 | 윤준환 |
모형사진 | (주)건축사사무소오브 |
2023, 청주시 수곡동
익숙함으로 채워진 낯선 집
여기 저기 비워진 볼륨과 그림자가 드리워진 깊이 있는 입면, 울타리가 없는 대지 경계 그리고 크고 작은 상가와 마당, 골목길 마냥 들쑥날쑥한 복도와 조형이 된 옥외계단, 층고 높은 공유주방과 널찍한 앞마당이 있는 론드리카페, 하늘이 보이는 공중 체육공간과 창호가 없는 개인 발코니.
이 ‘집’을 채우고 있는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익숙한 풍경들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네 공동주택에서는 낯선 풍경이 됐다. 주택은 실내로 편입 가능한 발코니라는 무기로 실현할 수 있는 최대의 볼륨을 꽉꽉 눌러 담아 철옹성처럼 스스로를 무장했고, 발 딛고 있는 대지는 건축물이 눌러 앉기 위한 차가운 무대가 됐다. 효율성과 경제성, 편리한 유지관리, 안전과 보안이라는 이유로 만들어진 공동주택의 경직된 프로토타입은 지역사회와 단절된 섬 같은 주거조직을 만들었고, 한 지붕 아래 사는 이웃과의 만남은 어색하고 부담스러워졌다.
하지만 생산과 소비의 개인화, 더 강력해진 팬데믹, 지역사회 관계망 소멸이라는 사회의 무거운 담론은 공동주택의 거주성과 연대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건축적 시도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 맥락 속에서 이 집은 계획됐다. 우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발굴하기보다는, 익숙했던 공동주택의 풍경을 끄집어냈다. 지역을 향해 느슨하게 열려 있고, 안으로는 익숙한 풍경들이 단단하게 조직된 집이 되길 바랐다.
‘조금은 다른’ 공공임대주택
공공임대주택은 우리나라 주거복지정책의 핵심자산이다.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시기별로 그 이름과 형식을 달리하며 우리 사회에 공급됐고, 그 결과 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이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의미 있는 결과를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과 집단의 관계, 사적공간과 공적공간의 균형, 라이프스타일의 다양성, 도시와 주거의 경계, 거주성과 창의성에 대한 실험적 시도는 ‘주택의 양적공급’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묵과됐다. 특히, 자가주택에 대한 맹목적 욕망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속화했으며, 2019년 설계를 시작한 이 집 역시 그런 시대적 맥락 속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더 저항적인 자세로 이 프로젝트를 풀어나갔다. 비록 44m2 이하 80세대가 모여 사는 소규모 공동주택이지만 수십 년간 내달려온 공동주택의 관련 제도와 시스템의 관성을 이겨내고 ‘조금은 다른 공공임대주택’을 만들고 싶었다.
프로젝트는 몇 가지 특징적인 설계조건이 있었다. 첫 번째, 이 집의 설계는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이라는 공모시스템 안에서 시작됐다. 두 번째, 이 집은 단지형 공동주택이 아니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 단일필지에 상업시설, 업무시설 그리고 공동주택이 하나의 건축물 안에 계획된 지상 11층 규모, 80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공동주택이다. 세 번째, 이 ‘집’은 4층 이하의 저층 고밀도 주거지역에 공급되면서 주변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덩치를 자랑했다. 이에 우리는 거칠지만 분명한 설계목표를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기존 도시조직과 경관을 배려하고, 복합용도 간 적절한 분리와 영역성을 강화하며, 외부공간의 다양화와 적절한 연계를 통해 커뮤니티와 프라이버시가 긴장감 있게 공존한다. 더 나아가 이 ‘집’은 건강한 도시건축으로서 사회에 공고히 뿌리 박혀 있는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임대주택의 다양한 건축유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발하는 작은 단초가 된다.
도시 맥락에 대한 배려
대지는 앞뒤로 크고 작은 도로와 면해 있는 네모 반듯한 땅이다. 서쪽으로는 청주의 주요 도로망 중 하나인 청남로와 길 건너 청주교육대학교가 있으며, 동쪽으로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 저층 건물군과 길 건너 마을 어린이공원이 맞닿아 있다. 근거리에 고층건물이 없어, 주거시설 (지상 3층)부터 열린 조망이 가능하다. 서향은 자연채광 조건이 좋지 않지만, 전면대로변과 밀도가 낮은 대학교가 길 건너편에 있어 시각적 개방감이 우수하다. 저층 소규모 건축물이 밀집된 주변의 도시 맥락에 대한 대응, 대로변에 면해 있는 건축으로서 고려해야 할 경관적 이슈 그리고 서로 다른 향과 조망 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단위주거와 각종 시설의 쾌적한 배치가 요구됐다. 특히, 불가피하게 커질 수 밖에 없는 이 ‘집’의 물리적 크기로 인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북쪽 인접대지의 주거환경에 대한 배려가 필요했다.
마당에서 시작하는 집
저층부는 ‘마을마당’, ‘마을길’ 그리고 지역편의시설로 구성된다. 지역 주민에게 개방된 마을길은 대지의 전후면도로를 잇는 보행동선이며, 다른 크기와 용도를 가진 4개의 상가 그리고 마을도서관과 긴밀하게 연계된다. 이 집의 중심공간인 마을마당은 상가와 마을도서관으로 위요된 공간구조를 갖지만, 마을길을 통해 주변의 길과 마을로 연결되어 지역 주민의 일상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벤트를 담아낼 수 있다. 거주민은 물론 상가 방문자와 2층 업무시설의 근무자를 유인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나누는 공유공간인 것이다. 모든 단위세대는 ‘마을마당’을 중심으로 각각 남, 동, 서향의 세 개 주거블록이 ‘ㄷ’ 자로 조직되어 있고, 각 블럭은 ‘열린 복도’를 통해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거주민은 도로에서 마당으로, 마당에서 각층의 복도로, 복도에서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마을마당과 공동주택을 잇는 옥외계단과 마을마당으로 개방된 각층의 열린 복도는 입체적으로 교차하면서 주거블록 사이에 보이드 공간을 생성하고, 거주민은 각 층의 복도와 계단을 이용하면서 다양한 시각적 장면을 경험할 수 있다.
마을마당’에서 시작된 공유마당은 계단을 통해 2층의 ‘웰콤마당’과 3층의 ‘열린마당’으로 연속된다. 각각의 마당은 1층 상가와 마을도서관, 2층 업무시설 그리고 3층 주거시설과 연계되면서 그 성격을 달리하고, 연속된 동선으로 마을조직의 입체적 확장을 유도한다. 2층 업무시설과 연계된 웰콤마당은 스탠드형 계단으로 2층의 접지성과 ‘마을마당’의 활용도를 강화한다. 3층 열린마당은 서측 대로변으로 열린 필로티 하부공간으로서, 론드리카페(주민공동시설)와 함께 거주민의 일상과 휴식을 위한 인공 대지가 된다.
개성 넘치는 공유공간, 주민공동시설
이 집의 주민공동시설에는 ‘마을도서관’, ‘론드리카페(공유세탁실)’, ‘공유주방’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프로그램의 성격과 기능에 맞게 서로 다른 위치에 두어, 지역 주민과 거주민의 활발한 이용과 교류를 유도했다. 먼저, 지역 주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마을도서관은 지상 1층에 있다. 마을길, 마을마당과 연계하여 지역주민의 자연스러운 접근과 사용을 유도했으며, 개폐 가능한 벽체로 외부까지 자유롭게 공간을 확장해 사용하도록 했다. 론드리카페와 공유주방은 거주민을 위한 공유공간이다. 지상 3층 론드리카페는 열린마당과 연계 계획하여 쾌적하고 밝은 공간이 되도록 했으며, 지상 7층 공유주방에서는 높은 층고와 열린 조망으로 특별한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각각 3층과 7층에 위치한 두 시설 모두 서측 전면도로변에 배치하여 가로에서 충분히 인지되도록 했으며, 이는 거주민의 활발한 이용에 더해 두 개의 주민공동시설이 이 집의 상징적 공간으로서 지역사회에 읽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열려 있는 계단실과 복도
총 6개 유형으로 계획된 지상 3층에서 11층까지의 단위세대 80호는 들쑥날쑥한 복도와 두 개의 계단실과 엘리베이터을 통해 지면과 닿는다. 두 계단실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다. 옥외 계단은 내부 마당을 향해, 실내 계단은 외부 풍경을 향해 열려있다.
세대 유형의 혼합배치에 따라 깊이가 둘쑥날쑥한 복도는 ‘마을마당’을 중심으로 개방되어 있으며, 그 끝에서는 도시의 풍경으로 열려 있다. 몇몇 층의 복도는 공중 체육공간을 비롯한 다채로운 옥외공간과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주변으로 열린 복도, 계단실을 지나 자신의 집에 다다르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 ‘집’의 전체구조를 한눈에 인지할 수 있으며, 나와 이웃 그리고 주변과 연결되는 공간적, 사회적 경험을 할 수 있다. 공적공간인 도시, 매개공간인 마을마당, 공유공간인 ‘복도’와 ‘계단’, 사적공간인 자신의 ‘집’을 관통하는 하나의 경험의 축이 만들어진다.
(글.양정원)
위치
충청북도 청주시 수곡동
용도
연면적
8,757㎡
규모
지하 2층, 지상 11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라멘구조
건축사진